기묘한 이야기 1
“어머니는 지금 개성에 계시니?”
“잘 모르겠습니다. 피난 갔다는 말도 있고… 입대한 후로 연락이 끊어졌습니다. 몇 번이나 국군하고 미군이 오고 갔으니 살아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말을 하는 명석이의 눈망울 어딘가에 원망이 잔뜩 담겨져 있었다. 난 괜히 물었다 싶었다. 어떤 말이라도 해줘야 할 것만 같았다.
“괜찮을 거야. 미군이고 국군이고 아무나 죽이지 않아.”
“정말입니까?”
“그래.”
힘없이 대답했다. 아무래도 내 말에 확신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내 머리 속엔 널브러져 있는 민간인들 시체가 가득했다. 명석인 내 말을 믿지 않는 것 같았다. 다시 자리에 쭈그리고 앉아 가만히 있더니 슬쩍 물었다.
“이 상병님도 사람 죽여 봤습니까?”
“응?”
“사람 죽여 봤냐고 했습니다.”
정주현의 공포 장편 소설 『기묘한 이야기』 제 1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