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의 밤 1
“난 김제운하고 자고 싶더라.”
푸웁. 방금 막 목구멍으로 흘러들어가던 맑은 생수가 다시 터져 나왔다. 연습장에 무언가를 끼적거리던 은서가 난데없이 툭 하고 말을 한 순간, 난 그렇게 물을 뿜을 수밖에 없었다.
“넌 그런 생각해 본 적 없어?”
“그런 생각을 내가 왜 해.”
“너 김제운하고 친하잖아.”
“누가 그래, 친하다고.”
“아님 말고. 그냥, 그 자식 무지하게 섹시하잖아. 눈빛도 행동도.”
대체 어딜 봐서. 턱을 괴곤 무덤덤하게 말하는 은서를 향해 그 말을 내뱉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혔다. 게다가 김제운과 나의 관계는 친하다고 하기엔 뭔가 애매한…… 이를테면 주종관계에 더 가까운 사이라고나 할까. 그렇다고 안 친하다고 하기엔 김제운과 나 사이에는 꽤 많은 시간과 일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래도 무슨 일 있으면 김제운은 항상 너만 찾더라.”
김희원의 로맨스 장편 소설 『늑대들의 밤』 제 1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