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미 1
“해미가 뭐냐 하면 말이야, 죽은 여자 영혼이 바다 위에 떠도는 거래.”
바다 위에 낀 짙은 안개, 해미에 얽힌 오싹한 전설
일병 찬민은 상병 상진에게 해미에 얽힌 오싹한 전설을 전해 듣는다. 죽은 여자 혼이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나려고 바닷가를 떠돌아다니는 안개가 된 것이 해미라는 이야기였다. 찬민은 밀려오는 섬뜩함에 안개 속으로 줄행랑을 친다.
스치듯 머문 인연이 남긴 진한 여운
시간이 흘러 사회인이 된 찬민은 하루 만에 직장도 사랑도 다 잃었다. 군 생활의 추억이 깃든 강릉의 한 바닷가를 찾은 찬민은 그곳에서 여자 친구였던 희선과 마지막 통화를 한 후 그녀와의 헤어짐을 실감한다.
서울로 돌아온 찬민은 고등학교 동창이자 대학 동기인 은영을 찾아간다. 은영은 희선과 많이도 닮았다. 찬민은 지독한 상실감을 위로받듯, 은영과 사랑 없는 사랑을 나눈다. 찬민은 은영을 알아갈수록, 그녀의 속마음을 들여다볼수록 그녀를 향한 깊은 연민에 사로잡힌다. 아픈 과거에 삶 전체가 짓눌린 채 살아가는 은영이었다. 하지만 은영의 곁을 지키기엔 찬민이 내던져진 현실은 냉혹하기만 했다. 그렇게 은영과의 연락이 뜸해진 어느 날, 찬민은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전해 듣는데…….
해미와 함께 떠오르는 한 여자의 슬픈 잔상 《해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