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아래 첫 이름 아버지
이 책은 『하늘 아래 첫 이름 어머니』와 함께 기획되어 그 책과 동시에 출간되었다. 어머니를 떠올리면서 눈물짓지 않을 사람이 없고, 아버지 이야기를 하면서 가슴이 두근거리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가족의 중심이며, 인간의 중심이다. 어머니, 아버지는 영원한 신화이며, 우리 가슴을 따뜻하게 데워 주는 별이고 우리 마음을 환히 밝혀주는 태양이다. 하지만 어머니를 떠올리며 흘리는 눈물 속에, 아버지를 떠올리며 두근거리는 가슴속에 꼭 아름답고 감동적인 사연만 들어 있지 않은 게 우리 현실이고 인생사다.
‘가족’이라는 말을 들으면 일차적으로는 따뜻하고 편안함 감정을 떠올리지만, 잘 생각해 보면 사실은 가장 큰 상처를 입히기 쉬운 존재가 가족이다. 그만큼 가까운 거리에 있고, 그러면서도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어야 할 존재가 가족이다.부모들이라고 해서 자식들에게 좋은 것만 보여주고, 좋은 것만 가르칠 수는 없다. 세상에 온갖 희로애락이 존재하듯, 가정에서도 희로애락이 존재할 것인데, 시인들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어쩌면 감성적인 사람들이라서 일반 사람들과 전혀 다른 파동으로 자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먼 데서 산을 보면 보기 좋게 둥글지만 산 속으로 들어가 보면 구절양장에 오르기 힘든 고갯길이 숨어 있는 것처럼, 상징으로서 아버지의 이미지는 동그란 원형에 가깝지만 소소한 기억들을 뒤적여보면 갈등과 상처가 많은 이름이다.내면적인 갈등과 상처를 그대로 묻어두면 내내 가슴을 찌르는 무기가 될 것이지만, 아프면 아픈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소리 내어 토로하고 표현한다면 더 각별하고 새로운 아버지의 모습으로 자리하게 될 것이다.
묻어두고 꾸미는 불편함보다 표현하고 화해하는 편안함. 그것이 바로 소통과 마음 치료의 출발점이다. 좋은 곳으로 여행하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몸을 기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음속 이야기의 매듭을 푸는 것 또한 그것 못지않게 기쁜 일이다. 가슴에 뭉쳐 있는 어머니, 아버지를 시인들은 어떻게 불러내는지, 어떤 이야기로 풀어내는지,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독자들은 색다른 부모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만약 비슷한 사연을 접한다면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소통의 시간을 갖게 될 것이고, 그러면 세상 어느 곳에서보다 편하고 아름답게 몸과 마음이 한 목소리로 ‘행복해!’ 노래를 부르는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