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의 신곡(지옥편)
1300년 봄인 4월 7일, 35세의 단테는 컴컴한 숲 속에서 무서워 떨고 있었다. 그때, 단테가 가장 존경하는 로마의 시인 베르길리우스가 나타나 지옥과 연옥을 거쳐 천국에까지 안내하겠다고 한다. 이리하여 두 사람은 지옥으로 향하여 가게 된다. 이윽고 청동으로 만들어진 깨진 지옥문이 나타난다. 지옥문이 깨진 까닭은 그리스도가 지옥에 내려갔을 때 악마들이 대항했기 때문에 그리스도가 부숴버린 때문이다.
지옥문을 거쳐 안에 들어가니 전체 아홉 개로 구분된 지옥 중에 첫째인 제1환(環)이 나타난다. 거기에는 세례를 받지 않은 어린이들과, 그리스도를 모르는 철인들, 소크라테스나 플라톤 등이 있었다. 제2환에는 욕정에 빠졌던 자들이 있었고, 제3환에는 식욕의 죄인이, 제4환에는 인색자와 낭비자가, 제5환에는 분노자가 처벌되고 있었다. 제5환과 제6환 사이에는 디테의 성문이 있어 지옥을 크게 둘로 구분하고 있었다. 스티제란 흙탕못을 건너 제6환에 이르니 거기에는 이단자들이 화형에 처해지고 있었다. 제7환은 세 개의 원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제8환은 열 개의 낭(囊)으로 구분되어 있었다. 제8환과 제9환 사이에는 깊고 큰 우물이 있어 그 둘레에 거인들이 쇠사슬에 묶여 벌을 받고 있었다. 그 거인 중의 하나가 두 사람을 우물 밑에 내려주어 제9환에 이르게 해준다. 제9환은 네 개의 원(圓)으로 나뉘어져 반역자들을 수용하고 있었다.
연옥의 문에는 칼을 든 천사가 지키고 있다가 단테의 이마에 일곱 개의 Ρ자(Peccata, 죄)를 써준다. 그 글자는 연옥을 한 층씩 지날 때 마다 거기 있던 천사가 한 자씩 지워 주는 것이다. 연옥 제1권의 주민들은 교만의 죄인으로 그 죄를 씻기 위하여 무거운 짐을 지고 기도하며 걷고 있었고, 제2권의 주민들은 질투의 죄인으로 쇠줄로 눈을 꿰매고 허름한 옷을 입고 있었으며, 제3권의 주민은 분노의 죄인으로 짙은 연기로 숨이 막히는 속에 살고 있었다. 제4권의 주민은 게으름의 죄인이라 부지런함을 찬양하며 게으름을 비난하면서 달리고 있었고, 제5권의 주민들은 탐욕과 인색의 죄인이라 손발이 묶인 채 땅에 엎드려 울며 기도하고 있었으며, 제6권의 주민들은 탐식의 죄인이라 눈앞에 물과 열매가 있는데도 목마름과 굶주림으로 괴로워하고 있었다. 마지막 제7권의 주민들은 사음(邪淫)의 죄인들이라 불속을 걸으면서 정결의 덕을 기리고 육욕에 빠진 자들을 저주하고 있었다.
지상 낙원에 도착하자 베르길리우스는 더 이상 앞에 관해서는 모르니 단테에게 마음대로 행동하라고 한다. 아름다운 꽃으로 덮인 '레테 강'이 흐르고 있었다. 강기슭에 마녀 마테르다가 나타나 꽃을 꺾고 노래를 부르며 단테에게 지상 낙원을 설명해 준다. 이윽고 일곱 가지의 황금 촛대를 앞세우고 신비한 행렬이 다가오는 것이었다. 행렬 속의 천사가 하늘에 꽃을 뿌리자 꽃구름 속에서 베아트리체가 나타난다. 임무를 마친 베르길리우스는 모습을 감추고 베아트리체의 안내로 천국 순례가 시작되었다.
천국은 제1천(월천), 제2천(수성천), 제3천(금성천), 제4천(화성천), 제5천(태양천), 제6천(목성천), 제7천(토성천), 제8천(항성천), 제9천(원동천), 제10천(엠피레오, 지고천)으로 나뉘어 있었다. 마지막 엠피레오에 올라가려고 위를 보자 빛이 강을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강이 아니고 빛의 무리였다. 그 빛은 천사들이었다. 엠피레오는 흰 장미 송이처럼 빛나는 성도들이 1천 계단이나 되는 층계에 앉아 있었다. 여기에 이르자 지금까지 안내를 맡았던 베아트리체도 자리에 가 있었다. 그 대신 안내역으로 나선 것은 백의의 노인 베르나르도로서, 그는 성모 마리아에게 하나님께 경배할 수 있도록 기원해 주었다. 그 희망은 이루어져 아베 마리아의 성가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하나님의 모습이 나타나 성삼위를 뵈올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