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인조인간과 생명 창조를 예고한 사이언스 픽션의 효시
20세기 대중문화에서 재생산되어 엄청난 반향을 일으킨 작품
메리 셸리가 열아홉 살의 놀라운 상상력으로 탄생시킨 과학 소설 『프랑켄슈타인』이 한애경의 번역으로 출간되었다. 다른 인간이나 남성에 대한 "절규"를 담은 작품이자 창조자와 피조물의 관계에 논쟁의 불을 지핀 선구적인 작품이다. 을유문화사의 『프랑켄슈타인』은 정본으로 인정받는 1818년 판으로 번역했으며, 페미니즘 코드에 바탕한 신선한 작품 해설 “타자로서의 괴물, 타자로서의 여성”을 실었다. 낭만주의 공포 소설 혹은 괴기 소설의 전통에 속하는 메리 셸리의 대표작이고, 후대에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와 『워더링 하이츠』, 『모비 딕』 등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 작품의 힘은 표면상 작가의 보수적인 태도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지위를 대변하는 괴물의 반항과 분노, 웅변, 평등한 관계에 대한 괴물의 절실한 욕망 등을 통해 남녀의 영역 혹은 순종적인 당대 여성상 등 부조리한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한 셸리의 선진적인 페미니즘 의식에 있다. 셸리의 얌전하고 예의 바른 사회적 자아와 이 소설이 지닌 놀라운 깊이 및 힘의 차이는 사람들을 믿을 수 없을 만큼 놀라게 한다. 이것이 이 작품의 힘인 동시에 페미니즘 비평에서 꾸준히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이유다.
저자소개
1797년 영국 런던에서 급진 정치사상가인 윌리엄 고드윈과 『여성의 권리 옹호』의 저자로 유명한 여성주의자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사이에서 태어났다. 생후 며칠 만에 어머니가 사망하자 아버지는 재혼했고, 부녀의 돈독한 유대 관계를 질시했던 계모 때문에 어린 메리는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다. 대신 아버지의 서재에서 무수히 많은 장서를 독파했고, 당대 최고 사상가들과 아버지가 함께 나누는 대화를 어깨너머로 들으며 지적 허기를 채워나갔다.
열다섯 살에 아버지의 제자 퍼시 비시 셸리를 처음 만나, 2년 후 결혼생활에 환멸을 느끼던 그와 함께 프랑스로 사랑의 도피를 감행했다. 이후 가난과 낭만으로 점철된 유랑생활이 8년 동안 이어졌다. 1816년 시인 바이런 경, 의사 존 폴리도리, 남편 셸리와 모인 자리에서 괴담을 하나씩 짓기로 약속해 ‘무서운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고, 1818년에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작품으로 출간됐다.
다섯 명의 자녀를 낳았으나 그중 넷이 일찍 사망하는 불운을 겪었고, 1822년 남편마저 익사하자 셸리는 자책감으로 우울증에 시달렸다. 1826년 퍼시 비시 셸리의 초상이라 할 수 있는 소설 『마지막 남자』를 출간했고, 여러 남성 작가들의 구애를 받았지만 아버지와 아들을 돌보며 독신생활을 고수했다. 이후 『로도어』 『포크너』 등 여러 소설과 여행기를 출간했다. 1848년 발병한 뇌종양으로 인해 1851년 53세의 나이로 부모와 함께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사망했다.
과학기술이 야기하는 사회 문제를 다룬 최초의 소설 『프랑켄슈타인』은 아이작 아시모프의 『아이, 로봇』, 카렐 차페크의 『R. U. R.』 등 과학소설은 물론, 「블레이드 러너」 「터미네이터」 등 널리 알려진 과학영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나사못이 관자놀이에 박힌 괴물의 강렬한 시각적 이미지는 20세기 대중문화사에서 무한히 재생산되며 『프랑켄슈타인』을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공포소설 중 하나로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