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방일기
이른봄 눈처럼 하얗고 한겨울 비처럼 시린 선승의 수행일기
『선방일기』는 1973년 《신동아》에 처음 연재되었던 글로 저자가 오대산 상원사 선방에서 동안거를 난 이야기다. 안거란 선원에서 수행자들이 산문 밖 출입을 일절 삼가고 참선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선방일기』는 이런 스님들의 일상을 치열하게 묘사한다. 또한 담백한 문장으로 수행 이면의 이야기들을 살갑게 풀어놓고 있다.
결핵에 신음하던 스님이 바랑을 챙기자 자신이 가지고 있던 내복을 그 스님의 바랑에 챙겨주며 가슴 아파하는 수행자의 모습, 수행에서 낙오해 뒷방에서 부표처럼 떠도는 수행자의 모습, 모든 욕구를 떠난 곳으로 가고자 하는 수행자들이 식욕을 견디지 못해 바둥대는 모습 등 선방의 이면사까지 잔잔히 풀어내 읽는 맛과 함께 감동을 전해준다. 모두 23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선방일기』는 때로는 담백하게 때로는 치열하게 전개되며 철저히 고독한 존재일 수밖에 없는 선승(禪僧)의 존재감과 눈물나게 인간적인 수행자의 두 모습을 잘 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