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 방랑 여인 쿠라셰의 인생기 - 지식을만드는지식 소설선집
사실주의적 역사소설의 시초, 『모험가 짐플리치시무스』의 후속편17세기 독일의 그리멜스하우젠이 쓴 『모험가 짐플리치시무스』는 유럽문학에서 『돈키호테』와 동급으로 평가되기도 하며, 시대를 초월하는 사실주의적 유머 소설을 연 작품이다. 출생이 의심스러운 방랑하는 건달 소년에 대한 위선 없는 악한 소설이면서도, 황당무계하면서도 유의미한 내용이 담겨 있어 “지독히 웃기며, 남자답고 유용하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알려져 당시 전례 없는 성공을 거둔 책이었다. 그리고 그리멜스하우젠이 『모험가 짐플리치시무스』의 후속편으로 내놓은 것이 이 책, 『사기꾼 방랑 여인 쿠라셰의 인생기』다.이 책의 많은 부분에서 작가는 스페인에서 시작되어 유행한 악한 소설의 형식을 차용하고 있다. 하지만 또한 새로운 방식으로 그 도식에서 벗어나기도 한다. 그 방식 중 하나는 출생의 비밀을 다루는 방법에서 명백히 표현된다. 고전적 악한 소설의 주인공은 흔히 출생이 불분명한 고아로 등장한다. 하지만 이 소설의 주인공은 귀족 아버지의 혼외자로 그려지며, 이 혼외자 출생 모티브는 악한 소설의 성격을 강화한다. 한편 평화 시기의 생활 영역에서 전승되는 스페인의 악한 소설과는 다르게, 전쟁을 경험한 작가는 자신의 ‘인생기’와 거의 일치시키면서 새로운 사건의 배경을 전쟁 영역에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