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인권 철학’ 역사의 출발점
이 책의 저자인 크리스토프 멩케와 아른트 폴만은 전체주의와 제2차 세계대전이 인권에서 역사적 단절을 의미했으며, 그 이후 완전히 바뀐 철학적·정치적·법적 환경 속에서 새로운 인권정치가 시작된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18세기 후반 부르주아 혁명 과정에서 각종 선언을 통해 화려하게 세계사의 무대에 등장했지만, 20세기 전반까지 항상 ‘뒷북만 치고’ 있던 인권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새로운 이념적 규정을 통해 새 출발을 시도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즉, 인권정치의 역사에서 전체주의와 제2차 세계대전, 그리고 이 둘에 대한 정치적·법적 대응이 결정적 전환, 아니 역사적 단절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1945년과 함께 인권의 정치적 현재가, 그것도 완전히 바뀐 철학적·정치적·법적 환경 속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이 책은 근본적으로 새로운 인권이념을 정립하지는 않는다. 이미 그것을 위한 시도와 이론요소들이 다양하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인권이념의 핵심적인 개념적 근본 문제들을 소개하고 설명”하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두 저자는 이 책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제기한다. 오늘날 인권이 모든 국가에 의해 구속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요구와 의무를 나타내는 것이라면 이러한 요구와 의무는 어떤 류의 것인가? 그것은 도덕적 성격의 것인가, 아니면 정치적 성격의 것인가? 모든 사람이 그가 살고 있는 정치적 질서를 통해 동등하게 배려되어야 한다는 사유는 어떻게 정당화될 수 있는가? 인간이 문화나 시대에 따라 서로 다른 존재라면 어떻게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보편적인 인권이 선언될 수 있었을까? 존엄성으로 가득 찬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인간의 보편적 잠재력이 왜 모든 사람이 기본권을 누릴 수 있을 때에만 보호될 수 있고 발양될 수 있는 것인가? 인권과 민주주의는 서로 어떤 관계에 놓여 있는가? 개별 국가 수준 위에 선 인권정치의 권위들을 어떻게 구상할 수 있는가?
저자들은 이에 대해 예컨대 모든 다른 사람을 다른 사람으로서 인정하는 기본적 마음가짐이 인권을 정당화하는 마지막 근거이고, 보편적인 인권의 실현을 위한 싸움에서 상대주의자와 같은 적수의 논거를 이해하고 그들과 대화적으로 씨름할 수 있는 자세가 중요하며 인권을 전 세계적으로 관철시킬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은 대화적이고 민주적인 방식을 통해 공동으로 세계질서를 창출하는 것이라는 등의 대답을 내놓는다.
인권의 현주소를 묻다
오늘날 인권정책의 핵심적 전제는 정치적·도덕적 파국의 경험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이 경험은 인권역사 자체의 토대까지도 뒤흔들 정도로 근본적인 것이었다. 그것은 특히 나치주의, 그러나 스탈린주의도 포함하는 정치적 전체주의의 경험이었다. 이 전체주의가 자유민주주의에 승리함으로써 인류는 수년간 직접적인 현실정치적 위협에 시달리게 된다.
오늘날 모든 인권정책의 토대가 되는 문서, 즉 1948년의 세계인권선언은 명시적으로 이러한 세계인들의 파국경험을 언급하고 있다. 1945년의 유엔헌장에서만 해도 여전히 제1차 세계대전 후에 전개된 반전운동의 스타일로 “우리 생전에 두 차례나 인류에게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안겨 준” “전쟁의 재앙”에 대해서만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1948년의 세계인권선언 전문에는 이제 그뿐만이 아니라 특히 “인류의 양심을 분노케 한” “야만행위들”을 상기시키고 있다.
1945년 이후 성립한 지구적 인권 레짐의 우선적 존재 근거는 바로 이러한 야만행위의 경험과 그 극복의 의지였던 것이다. 따라서 1945년 이후 전개된 인권이념의 확산을 명확하게 정치적·도덕적 파국의 경험에 대한 응답으로 해석하지 못하면, 그 사실 자체뿐만 아니라 그 구조와 동역학도 이해하지 못하게 된다.
이 책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인권철학에 대한 논의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살펴보면서, 전 세계적으로 인권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이해가 넓어지면서 다시 한 번 ‘인권’에 대해 환기시키고 있다. 또한 인권의 개념과 근거에 대한 규정, 인권의 외연과 범위에 대한 물음, 인간 존엄성의 개념, 인권의 정치에 대한 물음 등 인권의 철학적 근본 문제들을 일별해서 인권의 개념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인권과 관련해 본질적인 이론적 문제들을 제기함으로써 더 깊은 성찰로 이끄는 미덕을 지니고 있다. 그러한 점에서 이 책이 대학이나 학교, 시민사회에서 인권을 위해 애쓰는 이들에게 인권이론의 안내서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저자소개
이름: 크리스토프 멩케 (Christoph Menke)약력: 프랑크푸르트의 요한-볼프강-괴테 대학교 철학교수1958년에 태어나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교와 콘스탄츠 대학교에서 철학 과 독문학, 예술사를 공부했다. 콘스탄츠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베를린 자유대학교에서 논문 「인륜적인 것 속에서의 비극: 헤겔과 근대의 자 유Tragoadie im Sittlichen: Hegel und die Freiheit der Moderne」를 통해 교수 자격 취득학위를 받았다. 1997년부터 1999년까지 뉴욕의 New School for Social Research에서 부교수로 재직했다. 2001년부터 포츠담 대학교 인권센터의 공동 소장으로 활동 중이다. 이후 포츠담 대학교 철학교수를 거쳐 2009년부터 프랑크푸르트의 요한-볼프강-괴테 대학교 철학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실천 철학, 특히 법철학 및 정치철학 분야를 담당하고 있으며 민주주의와 평 등, 역사, 주관적 평등 개념, 인권, 주체성 이론, 윤리, 미학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연구와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 여러 철학 분야 전문학술지(《성좌: 비판적?민주적 이론의 국제 저널Constellations: An International Journal of Critical and Democratic Theory》 《철학과 사회비판Philosophy and Social Criticism》 《미학지Revue d’Esthettique》 《극Polar》)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평등의 반영들Spiegelungen der Gleichheit』(2004), 『비극의 현재: 판단과 유희에 대한 고찰Die Gegenwart der Tragodie: Versuch uber Urteil und Spiel』(2005) 등이 있다.
이름: 아른트 폴만 (Arnd Pollman)약력: 《인권잡지Zeitschrift fur Menschenrechte》의 공동발행인1970년에 태어나 독일 본 대학교와 베를린 자유대학교에서 철학과 정치학, 심리학을 공부했다. 2001년부터 2005년까지 포츠담 대학교 인권센터의 연구원으로 재직하면서 “사회적 인권과 사회적 정의” 주제의 연구 프로젝트를 수 행했다. 2004년 프랑크푸르트의 요한-볼프강-괴테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5년부터 마그데부르크의 오토-폰-게리케 대학교 철학 연구소에서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6년에 이 대학교의 카를 페터 프리체Karl-Peter Fritzsche?게오르크 로만Georg Lohmann 교수와 함께 인권 관련 연구, 교육, 연구 자 육성, 국내 및 국제교류 등을 조율하고 촉진시키는 임무를 지닌 ‘인권일터’ 를 설립했다.
2007년에 작센안할트 주의 동물보호 윤리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되었으며 2009년에는 하인리히-뵐 재단의 녹색아카데미 회원으로 영입되었다. 그리고 2010년부터 《인권잡지Zeitschrift fur Menschenrechte》의 공동발행인으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인권은 불가분하며 동등하게 중요한가?Die Menschenrechte: unteilbar und gleichgewichtig?』(2005), 『인권: 학제간 안내서Menschenrechte: Ein interdisziplinares Handbuch』(2010) 등이 있다.
그린이 소개
이름: 정미라 약력 : 전남대학교 철학과 교수 1984년 전남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독일의 요한-볼프강-괴테 대학교(프랑크푸르트 대학교)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후 동 대학교에서 「헤겔의 실천철학에 있어서 개별자와 보편자의 매개 문제Die Vermittlung des Einzelnen und des Allgemeinen in der praktischen Philosophie Hegels」로 1998년 정치?사회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전남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논문으로는 「소유권과 자유」, 「정치사회와 상호승인, 욕망과 자유」, 「문화다원주의와 인정윤리학」, 「근대성과 자기보존 문제」, 「주체의 형성과 타자, 그리고 자기보존」 등 다수가 있고, 저서로 『이성과 자유』, 『인간의 길, 가치의 세계』(공저) 등이 있으며 역서로 『니체, 인생을 말하다』, 『가족』 등이 있다.
목차
서문 인권의 현재 - 파국 이후에 09
I 근본적 규정들
1장 인권의 개념들 - 법, 도덕, 정치 30
권리와 도덕 사이에서 31
하나의 정치적 구상 38
모든 사람의 모든 사람에 대한 의무? 45
2장 인권의 정당화 : 계약, 이성, 인정 49
두 가지 적들 - 전체주의와 상대주의 50
유적 단절의 경험 53
세 가지 모델 58
논쟁 I : 인권의 도덕적 구상과 정치적 구상 사이의 논쟁 81
II 인권의 범위
3장 보편화의 문화 91
상대주의파 92
보편주의가 아니라 보편화 97
자기반성의 태도 104
문화 간 대화? 106
4장 확대의 역사 120
네 개의 이론사적 궤도 121
권리보유자 범위의 확대 127
인권의 부류 137
불가분하고 똑같이 중요한가 144
논쟁 II : 최소주의적 보편주의와 최대주의적 보편주의 사이의 논쟁 150
III 인간의 존엄성
5장 존엄성의 내용 161
네 가지 기본 입장 163
체화된 자기존중 168
존엄성 보유와 존엄성 보호 175
6장 존엄성의 권리 180
동전의 양면 183
이념사적 회고 188
근대적 주체성 193
논쟁 III : 성공론적 존엄성 개념과 자유론적 존엄성 개념 사이의 논쟁 200
IV 정치
7장 인권과 민주주의 209
민주주의와 인권을 결부시키는 세 가지 방식 209
민주주의에 대한 인권적 비판 212
인권의 민주적 정당화 219
8장 세계공화국으로 가는 도중에 있는가? 228
민주주의의 수출 229
정치적 세계질서의 5가지 모델 232
인권 레짐의 과제들 242
논쟁 IV : 세계시민권의 국가적 구상과 민주주의적 구상 사이의 논쟁 253
주 262
참고 문헌 296
옮긴이 후기 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