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초상화 : 하
그가 가슴 아프게 남기고 간 속정의 말들이 다시 정임의 가슴을 울렸다. 어제까지의 삶이 비록 길을 잘못 들어선 것이었다 하더라도 다시 돌이킬 수만 있다면 무엇을 더 생각하고 바랄 것인가. 정임은 새삼스럽게 크게 느껴져 오는 그의 위엄과 사랑의 진실 앞에서 현실을 돌이킬 수만 있다면 용기를 내어 그의 앞에 엎디어 구원이라도 청하고 싶었다. 그러나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삶의 방향은 출렁이는 파도 위에서 그에게 구원의 손길을 청하기에는 너무나 멀리 와 있다는 이득한 슬픔만이 더해 주고 있었다. 그가 눈 위에 남기고 간 발자국을 아프게 뒤돌아 보며 허허한 발걸음으로 집으로 돌아왔을 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