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었어, 지금은
사랑이라는 감정조차 그들에겐 아픔이었다!
돌이킬 수 없는 과거의 상처를 잊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시골 초등학교 교사로 평범하게 살아가는 수현은,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이 상처를 입자 급하게 보건소를 찾아간다. 하지만 보건소 여기저기 나뒹구는 술병, 참을 수 없는 냄새, 덥수룩한 머리, 지저분한 몰골의 남자는 의사가 아니라 오히려 부랑자에 가까웠다. 그런데 이상했다. 그의 손끝이, 그의 눈빛이, 감히 사랑이라 입 밖에 낼 수 없었던 첫사랑, 이현수를 떠올리게 했다.
아냐, 그럴 리가 없어, 그럴 리가!
※ 책 속에서
“나이를 그렇게 먹고도 아직도 남자의 술주정을 모르는 거야?”
너무나 침착한 그의 모습에 짜증이 밀려들었다. 그제야 잠을 자지 못한 휴유증이 정통으로 그녀를 강타했다. 기어코 수현은 분노를 폭발하고 말았다.
“그래, 난 술주정 그딴 거 몰라! 모르니까 네가 내게 설명해. 왜 나를 안았는지, 왜 그런 소리를 한 건지, 네가….”
그가 갑자기 일어서더니 수현의 입을 막아버렸다. 뜨거운 그의 입술이 수현에게 거칠게 부딪쳐 왔다. 그의 단단한 혀가 그녀의 입안을 거칠게 헤집으며 무자비하게 움직였다. 무의식적으로 수현은 그의 등을 꽉 잡았다. 전율이 그녀의 온 몸을 타고 흘렀다.
하지만 갑자기 스웨터 안으로 차가운 공기가 느껴지자 수현은 감았던 두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반사적으로 맨 살을 더듬기 시작한 그의 손을 붙잡았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애원하는 눈빛으로 그의 두 눈을 찾았다.
“왜? 막상 여자로 대하니까 당황스러워?”
억눌린 듯한 허스키한 목소리로 그가 수현을 조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