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세위언 - 난세를 향한 고언 - 책세상 문고 고전의 세계 031
1. 중국 자본주의의 초석,《성세위언》
중국의 세계 경제 진출이 본격화되고 향후 중국의 거취가 세계 경제를 좌우할 것이 자명해진 오늘날 중국에서는《성세위언-난세를 향한 고언》의 저자 정관잉을 기념하는 학술 토론회 등을 통해 그를 중심으로 근대화 과정을 살피고 앞으로의 대외관과 경제관을 정립하려는 다양한 논의가 전개되고 있다고 한다. 정관잉은 19세기에 미래의 중국에 대해 청사진을 그렸던 인물로 이미 무역 경쟁 체제에 돌입한 세계의 흐름을 간파하고 중국 근대화에 불씨를 당긴 인물이다. 시국에 대한 폭넓고 개방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집필된 이 책은 정관잉의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 전통에서 개혁의 실마리를 찾아 구체적이고도 거시적인 부강구국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성세위언》이 출판된 후 황제는 물론 양무 운동을 이끌던 관료들과 일반 백성에게까지 이른바《성세위언》열풍이 불었으며, 1900년 당시 모두 10여 만 권이 넘게 팔림으로써 중국의 근대 출판 역사에서도 중요한 획을 그었다. 이 책에 담긴 시의 적절하고 현실적인 대안이 중국 국민의 광범위한 호응을 얻은 것이다.
시대의 흐름을 간파하고 현실적인 대안으로 변화에 지혜롭게 대응하여 격동의 19세기에 중국 자본주의의 초석이 된 정관잉의 사상이 담긴 이 책은 모든 것이 급격하게 달라지며‘변화’가 시태의 키워드가 된 우리에게도 고언이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다.
2. 이제는 상업 전쟁이다
정관잉은 기업을 운영해본 경제 전문가로 무엇보다 경제 개혁 방안에 중점을 두고《성세위언》을 집필했다. 그는 외국 회사에 근무하는 동안 서양 사회에서의 상공업의 역동적인 힘을 경험했고 이를 토대로 경제와 국가의 힘을 상호 연계하여 국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당시 중국은 아편 전쟁을 비롯한 수차례의 서방 열강들과의 전쟁을 경험한 후 국가의 부강을 절실히 고민하던 때였으므로《성세위언》에 담긴 내용은 당시 중국에 적실한 처방이 되었다. 이 책은 상공업이 발전해야 부를 축적할 수 있고 군대도 신식 무기를 구비할 수 있으며 시장에서 외국 상품들과 경쟁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진정으로 부강해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경제적으로 제국주의와 경쟁할 수 있어야 했다. 그러므로 부강구국의 관건은 제국주의와의 경쟁에서 최대한의 이익을 얻어 중국의 산업을 촉진시키는 것이다. 무기로 싸우는 전쟁보다 상업과 무역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것을 절감하고 상업 전쟁商戰을 통해 부강구국의 실현을 강조한 것은 이 책의 핵심이자 정관잉 사상의 백미라 할 수 있다.
3. 난세를 향한 고언,《성세위언》
책세상문고 고전의세계 031로 출간되는《성세위언-난세를 향한 고언》은《성세위언》총 87편 중 16편을 옮긴 것이다. 총제적인 근대화를 통해서만 상업 전쟁에서 유리한 입지를 굳힐 수 있다고 생각한 정관잉은 도기론道器論, 서학西學, 의원議院, 공법公法, 선교宣敎, 교섭交涉, 상전商戰, 상무商務, 이금厘金, 세칙稅則 등 분야별로 중국 현실을 분석하고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가장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는 <상무>가 이 책의 핵심이며 이 밖에 총론이라 할 수 있는 <도기론>에서는 중국학과 서학은 상호 보완 관계에 있으며 중국의 부강과 태평을 이루는 데 서학이 꼭 필요함을 강조했고, 정치 제도 개혁의 일환으로 집필된 <의원>에서는 중국 근대에서는 처음으로 의원 제도 창설을 주장했다. 또 <이금>에서는 불합리한 이금 제도의 현실의 분석하고 철폐를 주장하였으며 기독교와 관련된 문제를 다룬 <선교>에서는 문화적 시각에서 문제의 해결책을 찾으려 했다. 이렇게 현실에 대한 단편적인 지적보다는 거시적 대안을 이끌어내며 부강구국의 방향을 제시한《성세위언》은 격동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중국 국민을 시장 자본주의라는 새로운 변화의 패러다임으로 인도했다.
4. 정관잉(1842~1922)은 중국 광둥에서 태어나 아버지 밑에서 유학을 공부한 유생이었다. 그러나 출사하지 못한 그는 개항한 지 10여 년이 지나 외국과의 무역이 매우 발달한 상하이에서 장사를 배웠다. 또한 20여 년간 외국계 회사에서 근무하며 서양의 총체적인 시스템을 익혔고 서구 열강들의 침략 야욕을 구체적으로 확인했다. 그는《구시게요》를 통해 인신 매매, 아편 문제, 인구 문제, 상인의 권리와 그들에 대한 관리 등에 대해 현실적인 주장을 폈고, 이후 집필한《역언》에서는 분야별로 보다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며 서양을 배워서 서양을 이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1894년에 실질적인 경험과 전반적인 사회 제도 개혁, 그리고《역언》의 부족한 점 등을 아울러서《성세위언》을 집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