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 타인의 고독 외
제5회 이효석문학상의 수상작은 지난 2002년「낭만적 사랑과 사회」로 첫 선을 보였던 젊은 작가 정이현의 단편 <타인의 고독>으로 선정되었다. 새로운 상상력과 형식으로 주목을 받으며 한국소설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작가로 떠오른 정이현은 이 작품에서 서른네 살의 이혼남 종우를 통해 소통을 원하면서도 관계 맺기를 거부하는 모순에 갇힌 우리 시대 젊은이들의 모습을 날렵하고 경쾌한 필치로 그려내고 있다.
유통기한이 지난 계란에서 반쯤 부화된 병아리가 튀어나와 눈이라도 마주치게 될까 두려워 하는 주인공 종우. 그로 비롯되는 에피소드들을 작가는 블랙유머와 극도로 건조된 묘사로 보여주고 있다. 이는 독자들로 하여금 차가운 전율을 일으키게 한다. 이렇게 담담한 일상의 기술이 남기는 깊은 울림과 파장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비추며 반성적 사유와 성찰을 이끌어낸다.
그 외에도 추천 우수작에 오른 작품들은 대체로 그 기저에 고독과 소통불능의 비극성, 슬픔의 정서를 깔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김연수, 함정임, 서하진 등 중견 작가들과 김도연 등 비교적 신진 작가들의 작품이 골고루 실려 있다. 제3회 수상작가인 이혜경의 자선작도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