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죽을 놈의 나무
결혼=해피엔딩의 공식을 깨는 그 여자 나무와 그 남자 진혁의 이야기.
자유로운 여자 나무, 그녀를 잡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 진혁. 나무와의 동거에 성공한 진혁에게 이제 목표는 하나, 바로 결혼이다! 그러나 진혁의 집에 갔다온 나무는 그와 결혼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세상 여자들 다 겪는 거라구? 그래서 별거 아니니까 감수하라구? 넌 내가 바보로 보여어어어? 바보로 보이냐구우우우!
하루 종일 일을 했는지라 나무는 소리를 지르면서 머리가 띵했다. 잠시 띵한 머리를 가다듬은 그녀가 주먹을 쥐고 이를 갈 듯 말을 내뱉었다.
제사 때 가서 좆나게 일하고 나면 그 다음은 뭔데? 애새끼를 위해서 담배를 끊으면 그 다음은 도대체 뭐가 있는 건데? 네 뒷바라지 위해서 내 그림을 취미로 하는 거? 그게 그 다음이야. 또 그 다음이 뭔지 알아? 그렇게 살다가 어느 날 뒤돌아보면 난 네 집안 똥구멍 닦아주는 휴지가 되어 있겠지.
흥분 어린 나무의 말을 통해 상황을 깨달은 진혁이 무거운 한숨을 토해냈다. 그녀가 뭣 때문에 고민하는지 이제야 정확히 알 것 같았다. 아니 어쩌면 모른 척 스리슬쩍 넘어가려던 문제를 나무가 정면으로 꺼내들고 있어 그도 더 이상 피할 수 없었다. 두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거칠게 쓸어 내린 그가 나무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왜 모든 걸 그런 식으로 다 단정지어 생각해? 살면서 하나씩 싸워 나갈 수도 있는 거잖아.
그가 어르고 달래듯 말했지만 여전히 나무의 얼굴은 뚱해 있었다. 지친 듯 그녀가 중얼거렸다.
그럼 난 평생 싸우는 거야. 어릴 때부터 쭈욱 징하게 싸우면서 살았는데 내가 왜 이제 와서 내 맘대로 못하고 또 하나부터 열 가지 싸워가면서 살아야 되는지 모르겠어. 그게 가장 의문이야. 내가 왜 그래야 되는지, 계속 회의가 들어.
- (본문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