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흔 2 (완결)
한순간 바닥으로 추락한 어린 나비, 연소앙!
꽃처럼 아름답던 어미와 온화하고 따뜻한 아비 틈에서...
세상 모든 걸 다 가진 듯 행복하게 살았다.
어미가 아비의 인정받지 못하는 아내라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
아비의 죽음 후 동생을 토해내듯 세상에 던져둔 어미는 그예 아비를 따라 세상을 떴다.
이제는 은행장의 귀여운 딸도, 청순한 여고보생도 없다.
내겐 지켜야 할 어린 동생이 있기에...
어미가 예전에 몸 담았던 권번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다.
어미의 친구와 쌀쌀맞은 할머니 곁에 머물게 되어 기쁘기만 했다,
그러다... 그 사내를 만났다.
위험한 눈빛으로 끈질기게 날 바라보는 그 사내.
내 이름 석 자에 소스라칠듯 놀라며 날 꽉 붙잡는 그 사내.
왠지 모르지만 이 남자가 두렵다.
날 바라보는 시선이, 날 움켜쥔 두 손이, 내 이름을 부르는 그 입이...
그의 모든 것이 다 두렵다.
그에게서 벗어나고픈데...
자꾸만 끌려들어가는 나 자신이 증오스럽다!
바닥에서 기어올라와 인생 역전을 한 야수, 전하림!
세상은 나를 미두판의 우두머리라 칭한다.
하루 먹을 양식을 구걸하던 길거리의 부랑자에서...
수많은 돈을 긁어모아 이 한 세상 호령하는 내가 그들에겐 부러움의 대상일 테지.
하지만 그들은 알까?
아직도 겨울만 되면 내 발의 동상이 도진다는 것을...
아직도 눈 내리는 밤이 되면 그 예전, 꿈같았던 하루가 떠오른다는 것을...
그리고 내 생애 처음으로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을 일깨워준...
빨간 망토를 입은 꽃같이 어여쁘던 그 소녀가 그리워진다는 것을...
돈 외엔 생의 의미가 없던 내게 단 하나, 의미가 생겼다.
그 소녀, 천진난만하고 해맑던 그 소녀가...
이제는 여인이 되어 내 앞에 나타났다.
내 존재 따위는 기억조차 못한다는 듯 말간 얼굴을 한 그녀를...
내 손아귀에 움켜쥐고 싶다.
사랑 따위는 내게 필요하지 않는 감정이기에...
그녀를 가진 후에 처참히 버리고 싶은데...
그녀를 향한 멈출 수 없는 이 갈망이 날 자꾸만 뒤돌아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