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아 1
무아(舞兒)
잊혀진 꽃이 피어나다
아비에게 버림받고 대국(大國)으로 보내진 어린 소녀.
모든 것을 버려 이름조차 없는 그녀에게
이름을 준 남자가 있었다.
그 후로 소녀는 잊혀지고 말았지만,
시간이 지나 소녀는 여자로 피어나는데…….
아무도 찾지 않는 궁(宮)의 심처(深處)에는 만개한 꽃이 있었다.
▶ 잠깐 맛보기
「숭여국을 아느냐?」
황제의 하문(下問)에 무아는 가만히 눈을 들어 황제의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깊어 그 뜻을 헤아릴 수 없는 시선이었다. 그녀는 살포시 눈을 내리며 조그맣게 고개를 끄덕였다. 황제의 손길에 그녀의 볼이 뜨거워지고 있었다.
「그 숭여국과 나는 동맹을 맺으려 한다. 동맹을 맺음으로써 쓸데없는 잦은 전투를 막으려 함이다. 숭여국의 힘이 내가 다스리는 이 천무국에 못지 않으니, 나는 그들과의 전쟁으로 국력을 소모시키는 것을 원치 않음이다. 알겠느냐?」
역시 무아는 작은 고갯짓으로 뜻을 고하였다. 여전히 황제가 그런 말을 하는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그렇다고 질문을 할 수도 없는 무아였기에, 그저 무 황제의 다음 말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그 숭여국에서 너를 원하고 있다」
「폐하… 소녀는 우둔하여 그 뜻을 감히 헤아리지 못하겠나이다」
미세한 떨림이 그녀의 몸을 관통하고 있었다. 자신의 손끝에 느껴지는 그 떨림에, 무 황제는 마음이 무거워졌다.
무 황제는 그 여린 시선이 안타까워 가만히 그녀를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 한 손에 들어오고도 남는 가냘픈 몸이었다. 이런 몸으로 그 먼 나라에 가서 어찌 견뎌낼 지, 무 황제는 마음이 아팠다. 그러나 자신은 황제였다. 자신만을 생각할 수는 없는 문제였다. 그녀를 보냄으로서 동맹이 마무리된다면, 백 번, 천 번이라도 보내야만 했다.
「너를 보냄으로써 동맹이 완결되는 것이다. 하여, 내 너를 숭여국으로 보내고자 한다」
황제의 음성은 여전히 다정하였고, 그녀의 머릿결을 쓸어 내리시는 손길은 한없이 부드러웠다. 무아의 검은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참으로 잔인하십니다, 폐하. 어찌 이리 혹독한 말씀을 그리도 다정하게 하시나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