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의 여자 2
“난 당신한테 지지 않아요! 지금은 당신에게 어쩔 수 없이 내 몸을 내주지만 날 지배할 수 없을 거예요!”
자신의 몸에 동방의 피가 흐른다는 사실을 저주하는 블랜차드 아일랜드의 영주 사도. 그의 앞에 수녀의 길을 피해 수도원에서 도망친 검은 머리, 검은 눈동자의 당돌한 아가씨 지나가 나타난다. 잔인하고 흉포한 사도에게 겁 없이 덤비는 지나를 보며 사도는 이제 그녀를 소유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지나는 자신이 고귀한 핏줄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데…….
“겁나지 않나?”
핏, 지나는 비웃었다.
“내 인생을 망가트리는 사람이 할 소리는 아니잖아요? 난 당신한테 지지 않아요! 지금은 당신에게 어쩔 수 없이 내 몸을 내주지만 날 지배할 수 없을 거예요!”
“오, 대단한 자신감이군.”
“네네. 그러니까 조심해요! 내게 푹 빠지지 않도록!”
그는 느긋하게 즐기고 싶었다. 억지로 안는 것보다 그를 기다리게 길들이고 싶었다. 손짓, 발짓, 몸짓 모두 그에게 중독되게.
“지나, 날 똑바로 봐.”
지나는 사도가 명령하는 대로 고개를 들었다.
“말을 잘 듣는군.”
사도는 만족한 듯 빙그레 웃었다. 무방비한 상태에서 나온 미소에 지나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지만 그것도 잠시, 사도가 자신을 정복하자 허리를 휘며 짧은 신음을 토했다.
비로소 주인의 낙인이 지나의 몸 안에 찍히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