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스 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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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께끼 풀기' - '플러스 1,2' - '플러스 그 후' 로 이어지는 시리즈의 최종완결편입니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이준과 지연, 그리고 그 뒤 남겨진 이야기들.
우리 이대로 행복해도 될까?
그래도 될까?
가슴 속에 선혈을 품고 숨어있는 잔인한 상처를 껴안는다.
우리 이제 사람처럼 살자.”
-본문 중에서
현관문을 열쇠로 열고 들어서자 먼저 지석을 반긴 것은 코끝을 자극하는 찌개 냄새였다. 냄새를 맡자마자 오랫동안 술에 찌든 위장이 급하게 요동을 쳤다.
반가움에 성급하게 신발을 벗어 던졌다. 현관문에 튕겨 제멋대로 날아간 신발 따윈 잊고 지석은 큰 소리로 누나를 불렀다.
“누나?”
반가움에 큰 소리로 부르며 주방으로 걸어가려 했다.
“누나 왔어?”
조금 생기가 돌아왔을까? 까칠하니 말라가던 몸에 봄 내음을 맡고 꽃이 피어나듯 기운이 좀 생겼을까? 그 짧은 시간 동안에도 빨리 얼굴을 보고 싶어서 안달이 났다.
“누…….”
빠른 리듬으로 거실을 가로질러가던 지석은 오랫동안 늘 두 사람밖에 없던 집 안에 설핏 사람의 그림자가 있음을 알고 몸을 긴장시키며 멈춰 섰다.
“여어…….”
마치 오전에 나갔다 퇴근한 사람처럼 익숙하고 한껏 게으른 자세로 소파에 앉은 이준이 한 손을 들어 올리며 가볍게 인사를 했다.
마치…… 그때처럼.
이사 온 첫날 이 집 안에 처음 발을 들여놓았을 때 하숙생쯤이라 해두자고 하던, 그 자신만만하던 여유롭고 나태하던 모습 그대로 이준은 앉아 있었다.
순간적으로 지석의 혈압이 솟구쳤다.
“어? 늦었네.”
막 주방에서 걸어 나오는 지연의 물오른 물푸레나무처럼 생기가 퍼진 얼굴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꽤 오랜만에 여행에서 돌아온 지연이었다.
그런데…….
그런데…….
저 개.자.식.을 달고 나타났다.
“누구……십니까?”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허리를 쭈욱 편 지석이 삐딱한 어투로 이준을 향해 이죽거렸다. 안간힘을 다해 감정을 다스리려 꽉 쥔 주먹이 파르르 떨린다.
이준의 얼굴을 본 순간 지석의 표정은 여러 가지로 변했다.
먼저 찾아온 감정은 불쾌감이었다. 누나를 외면했을 때는 언제고 저렇듯 자연스럽게, 늘 그렇듯 한껏 게으른 자세로 앉아 있는 모습에서 느껴진 것은 불쾌감이었다.
그 다음에 찾아온 것은 오래 전에 부러 무시하고 덮어두었다고 생각한, 부서진 믿음에 대한 상처의 아픔이었다. 그리고 불같이 치밀어 오른 분노였다. 어이없게도 그 분노는 지연과 이준을 향해 동시에 불타올랐다.
낯선 타인을 대하는 예의를 가장했지만, 지석의 눈동자는 뜨거운 불길로 일렁이고 있었다.
“어떻게 된 거야? 누나.”
지연에게 고개를 돌리지 않고 여전히 이준의 태연자약한 눈빛과 시선을 맞춘 채 지석은 이를 악물고 한 자 한 자 내뱉듯이 지연에게 항의를 했다.